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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황의 대화, 마음을 움직이다

by 뮤즈유 2025. 5. 2.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은 종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선 인간적인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입니다. 실제 역사 속 인물인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사이의 대화를 토대로 한 이 영화는 신앙과 용서, 그리고 이해와 화해의 가치를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2024년 현재, 이 영화는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하며, 감성적으로 우리 삶을 성찰하게 합니다.

 

두교황
두 교황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서의 가치

‘두 교황’은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되었으며, 당시부터 언론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단지 유명 인물을 재조명하는 전기영화가 아니라, 교황이라는 세계적 리더가 품고 있는 인간적인 고민과 내면의 싸움을 조용한 서사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합니다. 전 세계 수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며 ‘성인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우리처럼 흔들릴 수 있다’는 위안을 받았습니다.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라는 두 인물은 가톨릭 교회의 과거와 미래를 상징합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베네딕토는 교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며, 조용한 성찰을 통해 해답을 찾으려 합니다. 반면, 프란치스코는 더 개방적이고 실천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평신도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교회의 변화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합니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고, 마침내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공존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이념 대립을 넘어서는 깊은 감정적 결합을 보여줍니다. 넷플릭스는 이 영화를 통해 ‘스트리밍 콘텐츠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습니다. 거대한 예산과 블록버스터급 스펙터클 없이도, 정제된 대사와 탁월한 연기로 오스카 수상에 근접하는 수준의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영화 산업 전반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특히 안소니 홉킨스(베네딕토 역)와 조너선 프라이스(프란치스코 역)의 연기는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수준으로, 관객의 감정을 끝까지 끌어당기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두 인물의 표정과 침묵 속에 담긴 수많은 감정은, 말보다 더 큰 울림을 남깁니다.

명대사로 드러난 신앙, 용서, 인간성

‘두 교황’이 감동적인 이유는, 이 작품이 교리나 교황청의 정치적 갈등보다 훨씬 깊은 인간 내면의 이야기로 가닿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는 수많은 명대사가 등장하는데, 단순히 멋진 문장이라기보다는 진심어린 고백과 철학적 사유로 가득한 말들입니다. 그 중 “신도 침묵하실 때가 있다”라는 대사는, 믿음을 잃어버릴 듯한 순간에도 우리가 왜 신을 찾는지를 묻게 합니다. 신앙은 항상 확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때로는 침묵 속에서 기다리는 것이 진짜 믿음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가 말하는 “우리는 신이 아닌, 사람이다”라는 대사는 종교의 경건함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불완전함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인간은 잘못을 저지르고, 흔들리고, 때론 용기를 내어 사죄하고 다시 일어섭니다. 영화 속 베르고글리오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의 자신의 침묵을 고백하는 장면은 종교 지도자라는 권위를 내려놓고, 한 사람으로서의 연약함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베네딕토와 프란치스코의 대화는 논쟁이 아니라 고백이며, 설득이 아니라 경청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관점을 배척하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관객은 자신도 누군가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거나, 혹은 누군가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신앙이란 교회에서의 기도만이 아니라, 일상 속 관계에서 어떻게 진심을 나누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태도라는 것을 이 영화는 은은하게 전해줍니다.

리뷰와 평점, 그리고 감성적인 울림

‘두 교황’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으며, 평론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에게도 매우 따뜻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로튼토마토 평론가 지수 89%, 관객 평점 85%, IMDb 7.6점은 그 완성도와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해줍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닙니다. 진짜 감동은 영화가 끝난 뒤, 마음 한켠에 조용히 남아 있는 울림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인상 깊은 장면은 두 교황이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바라보며 나누는 대화입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이 배경이 된 그 공간은 단순한 미장센을 넘어, 인간이 창조해낸 가장 위대한 것들이 신앙과 예술 안에서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 후반부, 두 사람이 TV 앞에서 축구 경기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깊은 감정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 피어나는 인간적인 유대를 상징적으로 담아냅니다. 진지함과 유머가 절묘하게 섞인 이 장면은, 종교와 이념의 경계를 허무는 진정한 소통의 장면이기도 합니다. 감성적인 울림은 영화의 주제뿐 아니라 연출 방식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 흐르는 회상 장면, 두 교황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구조는 관객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자극합니다. 영화는 결코 감정을 강요하지 않지만, 보고 나면 스스로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진심을 다해 누군가를 이해하려 한 적이 있었는가’, ‘내 신념을 지키되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영화가 남긴 여운,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두 교황’은 결국 우리에게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어떻게 과거의 실수를 마주하고, 용서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영화는 그 답을 어렵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화를 시작하는 것, 진심을 담아 듣는 것,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신앙’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그것은 곧,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고도 존중받는 경험, 타인의 고백 앞에서 가슴이 움직이는 감정, 그리고 무엇보다 용서하려는 의지로부터 나옵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이 영화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용기'를 이야기합니다. 종교를 떠나,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다시 연결되길 원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단순한 영화 그 이상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필요할 때,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를 통해 치유와 깨달음을 얻고 싶을 때, 이 영화를 조용히 다시 꺼내 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여러분의 삶 속에서도 아주 작지만 소중한 변화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